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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곱의 식탁, 축복과 대화가 있는 가정예배' Prologue
주준태목사 님의 글입니다. 2015-12-26 12:02:12, 조회 : 2,313, 추천 : 46

                                                          
   2012년 2월 4일 금요일 저녁, 쉐마교육연구원에서 주관하는 쉐마목회자클리닉 11기 마지막 과정으로 미국 LA의 한 정통파 유대인 가정에서 드리는 안식일식탁예배를 참관하였다.  40대 부부의 가정으로 자녀는 10대 청소년부터 젖먹이 어린아이까지 5명이었다.  모두들 정장을 입은 것 외에는 별다른 초청인사도, 분위기를 띄우는 찬양도 없었다.  아버지가 초청한 친구 한 명과 함께 식탁에 둘러앉은 다음 자연스럽게 ‘부모의 자녀 축복’이 시작되었다.  먼저 아버지가 맏아들부터 한 사람씩 가슴에 안은 뒤 손을 머리에 얹고 입을 귀에 가까이 대고 작은 음성으로 축복을 선언하였다.  “하나님께서 사랑하는 아들 〇〇〇을 에브라임 같고 므낫세 같게 하시기를 원하노라, 하나님께서 사랑하는 딸 〇〇〇을 사라와 리브가 같고 라헬과 레아 같게 하시기를 원하노라.”고 말하며 한 사람씩 안고 축복했는데 우는 젖먹이까지 달래가면서 축복했다.  똑같은 순서로 어머니도 그렇게 한 다음 촛불 켬과 손 씻음과 떡 뗌으로 구약의 성전 제사를 재현하고 정다운 대화와 질문, 간단한 토론과 격려로 끝났다.

   안식일식탁예배에서 가장 인상적인 것은 부모가 자녀를 축복하는 순서였다.  나도 3대에 걸친 신앙 가정 출신이지만 부모에게 정식으로 격식을 갖춘 축복을 받아본 적이 없을 뿐 아니라 나도 내 자녀들에게 정식으로 축복을 선언해본 적이 없었다.  나는 평소 교회교육의 보완장치이자 주일학교의 완성으로서 어떤 보루가 반드시 가정에 있어야 하고, 그것은 가정예배라고 생각해왔다.  그리고 “가정예배를 생기 있게 할 어떤 장치가 구약교회의 전통 속에 있지 않을까?”라고 기대하던 중에 부모의 자녀 축복을 본 것이다.  그때로부터 “이런 귀한 전통을 우리는 왜 놓치고 있었을까? 우리 교회와 가정에 되살려놓을 순 없을까?”라는 행복한 고민이 시작되었다.  자녀를 축복하고 싶은 소원은 모든 부모들이 가진 심정인데 그 방법이 성경적 권위와 가정이라는 공동체적 의식 가운데 엄숙하게 실행된다면 자발적인 가정예배의 동력이 될 수 있다는 믿음이 생겼다.  이 믿음에서 시작된 우리의 확신을 성도들에게 어떻게 공감시키며 목회에 적용했는가를 이 책 ‘야곱의 식탁’(Jacob's Table)이 보여줄 것이다.  
  
   머리에 손을 얹는 안수에 관하여는 필자가 신학대학원 졸업논문으로 제출한 ‘목회적 차원에서 신비적 안수를 어떻게 보아야 할 것인가?’ 에서 잘 설명하고 있다.  그 결론 부분을 소개하면 다음과 같다. (주준태,「안수에 관한 연구 – 사도행전을 중심으로」, (고려신학대학원 M.div 학위논문, 1976) 52-53.  ※ 8년 후 1984년 11월, 월간목회 99호, 59-65에 요약 전재되었다.)

  안수는 초대교회의 특수한 형편 가운데 유용하게 사용된 은혜의 방편이었으나 지금은 개척시대가 아니므로 임직의식의 상징으로만 사용할 수 있다는 해석은 반론을 제기할 여지가 많다. 필자는 안수에 대하여 다음 세 가지 성질을 지적하고 그 가치를 인정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1) 자연성
안수는 하나님의 사랑과 자비의 자연스런 표시로써 그 절정을 예수님의 안수에서 찾아볼 수 있다.  성경에 하나님의 손이란 말이 이러한 의미로 많이 사용되었다.  성도들이 어려운 문제가 있을 때 형제의 사랑과 친절을 가지고 주 앞에서 서로 짐을 나누어지고 함께 연합한다는 상징적인 행위로서 안수기도를 한다는 것은 대단히 아름다운 관습이라 하겠다.  기도에 따르는 자연스런 신앙적 행위로서의 안수를 초보적이고 유치한 것으로 매도해 버릴 때 나타나는 부작용도 무시할 수 없을 것이다.
   2) 다양성
성경에 나타나는 안수의 양식은 여러 가지인데 오직 임직예식에만 그리고 반드시 머리 위에만 얹어야 한다고 주장하는 근거는 희박하다.  그렇다고 해서 안수를 꼭 성경이 말한 그대로만 행해야 할 이유도 없는 것이므로 안수는 그 정당한 성경적 원리에 따라 현대교회가 요구하는 대로 자유롭게 그 시기, 장소, 방법을 선택하여 긍정적으로 사용할 수 있을 것이다.
   3) 특수성
유대인들에게 있어서 안수는 하나의 풍속이었고 초대교회에 있어서는 하나의 분위기였다.  그러므로 오늘날에도 꼭 그대로 해야 한다고 고집할 수는 없으나 현대교회는 안수를 귀중한 교회적 유산으로써 엄숙하고 특별한 기도의 방법으로 보존해야 할 것이다.  안수를 교회적 권위를 가진 사람이 공적으로 또는 윤리적으로 정당하게 사용한다면 안수의 유용한 사용은 어린이, 병약자, 청소년들에게 유익한 정신적 경험과 심리적 육체적 치료를 줄 수 있을 것이다.

   안식일식탁예배에서 부모가 자녀에게 하는 축복은 논문에서 강조한 자연성, 다양성, 특수성을 그대로 드러내기 때문에 안수기도의 새로운 지평을 보는듯하였다.  첫째, 너무나 자연스러웠다.  마치 예수님께서 어린아이를 안고 안수하는 것처럼 따뜻하고 아름다웠다.  둘째, 머리에 손을 얹고 귀에다 소곤소곤 들려주는 하나님의 말씀, 축복의 선언은 자녀를 성경의 세계, 말씀의 교통 속으로 이끌어 갔다.  셋째, 가정에서 부모가 영적 권위를 가지고 자녀들을 축복하는 것은 부모에게 가장 특별한 경험이고, 자녀들에게도 평생 잊지 못할 영적 경험으로 축적될 것이다.

    창세기 48:8-9에 “요셉이 그의 아버지에게 아뢰되 이는 하나님이 여기서 내게 주신 아들들이니이다 아버지가 이르되 그들을 데리고 내 앞으로 나아오라 내가 그들에게 축복하리라”고 했고, 48:20에는 “그 날에 그들에게 축복하여 이르되 이스라엘이 너로 말미암아 축복하기를 하나님이 네게 에브라임 같고 므낫세 같게 하시리라(In your name will Israel pronounce this blessing : ‘May God make you like Ephraim and Manasseh.’)”고 명령하였다.  왜 하필 ‘에브라임 같고 므낫세 같고’라고 했는가?  이는 형제간의 우애와 하나님의 언약을 믿는 백성의 정체성과 그에 걸맞는 삶을 의미하고, 고난을 극복하는 신앙의 견고성과 수고한 땅에서 언약 백성의 번성함을 의미하기 때문이다(창 41:51-52).  또, 딸에게 족장의 부인들 이름으로 축복한 것은 믿음의 자녀를 생산하여 가정을 이루고 하나님의 언약이 딸을 통해 이스라엘의 집을 세우기 원하는 기원이 담겨 있다(룻 4:11).
  
   이와 함께 만물의 회복자요 신구약을 온전히 성취하신 ‘예수님의 이름으로 축복하노라’고 할 때 얻는 유익은 무엇인가?  첫째, 예수님으로 임한 하나님의 나라(고전 1:30)는 교회의 위임과 가정의 축복을 통해 그 완벽한 통치를 실현한다(엡 1:23).  둘째, 하나님과 부모와 자녀, 이 삼자가 원시적 삼각 형태로서 강렬한 영적 유대를 경험한다(요 17:10-11).  그 친밀함 가운데 축복의 의미가 마음 깊이 새겨지고 그 해석 또한 더욱 넓어지며 풍성해진다.  셋째, 삶의 모든 정황에서 하나님의 주권을 고양하는 개혁주의 신앙의 강력한 실천 의지를 담아낸다(고전 10:31, 빌 1:27).  

   그렇다면 부모의 축복기도가 강조된 가정예배를 성도들에게 어떻게 공감시키며 교회와 가정에서 실현할 수 있을까?  나는 두 가지 방법으로 실행에 옮겼다.  첫째, 교회에서는 2013년 3월 3일 주일 오후예배부터 매월 ‘3대가 함께하는 온가족예배’를 실시하였고, 가정에서는 매주 부모의 자녀 축복을 특징으로 한 ‘야곱의 식탁’이란 이름의 가정예배를 시작하였다.  이를 위해  쉐마교육연구원 교수진의 도움을 받았다.  먼저 백승철 목사 부부의 2시간 강의(2012. 5. 6~7)가 있었고, ‘3대가 함께하는 제2회 교회교육대회’(2012. 12. 30~2013. 1. 2)에서 현용수 원장의 7시간 강의가 있었다.  이러한 설득과 노력에도 불구하고 기대만큼 큰 호응을 받지는 못했다.  그 이유는 역시 유대인에 대한 근본적인 거부감 때문이었다.  이런 문제는 로마서 14:1-3에서 사도 바울이 지적한 것처럼 옳고 그름이 아닌 취사선택에 관한 문제이므로 나는 성도들의 거부감을 충분히 이해하고 존중한다.  

   그러면 복음이 없는 유대인 전통이 우리의 가정예배에 무슨 도움이 될 수 있을까?  복음은 구원의 유일한 길이다.  이 부분에 대해서는 의심할 여지가 없다.  안식일식탁예배는 유대인의 전유물이기보다는 구약교회의 것이기도 하다.  구약교회의 예배적 요소가 예수님 이후 신약교회로 이어진 것처럼 구약교회에 있었던 가정예배의 좋은 요소를 신약교회의 가정예배에 회복시키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그 요소가 바로 축복과 대화이다.  이런 면에서 안식일식탁예배는 기독교 가정예배의 좋은 시사점(示唆點)이 될 것이다.

   둘째, 총회 차원에서 소개하고 진행한 일이다.  제63회 고신총회(2013. 9. 24)에서 필자가 총회장으로 취임하면서 교단의 새로운 정체성을 제시하며 '고신 성도들의 신앙생활 수칙'을 제정하여 (고신총회 비전,「고신총회 소개와 전망」(서울 : 총회출판국, 2014. 4) ; 서문 다음 페이지에 전문 게재)  '제2항 가정, 온가족이 함께하는 가정예배(야곱의 식탁)로 신앙의 명가를 세운다’를 포함하였다.  거슬러 해방 후 1946년 고려신학교 설립취지서에서 40대의 박윤선 박사가 ‘신앙의 정통과 생활의 순결’ 을 언급한 것은 그 시대 상황에서 굉장히 유연하고 급진적인 면모였다.(이상규, 「한상동과 그의 시대」(서울 : SFC, 2006).11 ; 이 설립취지서는 허순길, 「한국장로교회사」(서울 : 영문, 2008) 323~325 ;  이상규, 30-33에 실려 있다).
  
   2013년 제63회 고신총회에서 고신의 역사를 ‘복음의 길’(롬 1:16)로 정의하고, 한국 장로교회가 이구동성으로 주장하는 개혁주의란 구호를 ‘복음적 신앙과 복음적 삶으로의 회복’(To recover and return to the faith and life worthy of the Gospel, 빌 1:27)이라고 명료하게 해석했을 때 그 반응이 뜨거웠던 것도 변화에 민첩한 고신 교회의 유연성 때문이었다.  제63회 총회 개회설교에서 ‘복음의 길, 3세대의 따뜻한 동행’(The Path of the Gospel, Walking together in harmony with   Intergeneration)을 위한 고신 교회 성도의 5대 신앙생활 수칙의 하나로 '3대 신앙명가를 세우는‘(Establishing Intergeneration family's Faith) 실천적 방법으로 송도제일교회가 제정한 '야곱의 식탁, 축복과 대화가 있는 가정예배’를 강조했다.  그러므로 나는 ‘야곱의 식탁’이란 이름의 가정예배에 대해 설명할 의무를 지게 되었다.  이처럼 고신총회를 통해 야곱의 식탁을 제안한 목적은 정통파 유대인의 안식일식탁예배를 도입하려는 것이 아니라 구약성도들이 가정에서 행한 자녀 축복의 좋은 요소를 개혁주의 교회의 가정예배 가운데 되살리고자 함이다.

   이 책 ‘야곱의 식탁’은 유대인에 대한 거부감을 가진 성도들을 여러 가지 방법으로 설득한 지난 3년간의 결과물이다.  특히 안식일식탁예배에서 사용한 축복문의 성경적, 신학적 이해와 목회적 전망에 대한 젊은 세대 목회자들의 현대적 관점을 보게 될 것이다.  ‘세계선교 강국’이라고 한창 들떠서 자기 집안 서까래 썩는 줄을 모르던 한국교회가 다음세대에 믿음의 유산을 전하는 일의 중요성을 깨닫고 균형감각을 회복하게 된 것은 다행스러운 일이다.  이 새로운 흐름에 이 책이 작은 보탬이 되기를 기대한다.    

   추천사를 써주신 고신대학교 기독교교육과 강용원 명예교수와 고신총회 사무총장 구자우 목사, 총회교육원장 박신웅 박사와 유대인의 자녀 축복을 이해하는 데 도움을 주신 개혁파 유대인으로 부산 이스라엘하우스 관장이신 제이 제이슨 크로니쉬 부부, 그리고 출판을 지원해 주신 송도제일교회 당회와 이 책의 공동저자인 송도제일교회 40대 여섯 명의 부목사에게 심심한 감사를 드린다.                                                                                                               
                      

                                                                                                                   2017년 7월    
                                                                                                                  주준태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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